9시 정도 기상. 어제 보던 에일리언2 계속 보았다. 10시 경 ㄴ ㄱ ㅇ 이 전화해서 ㄱ ㅅ ㅇ 결혼식에 못가니 부조금 대신 내달라는 말을 했다. 가뭄 중에 비가 주룩주록 왔다.
1시 조금 넘어서 ㄱ ㅅ ㅇ 결혼식에 도착했다. 성당 결혼식의 단점은 식이 길다는 점이고 장점은 신부님이 쓸데없이 신랑과 신부의 직업이나 약력을 읊지 않는다는데에 있다. 신부님은 축사를 하시면서 그레고리안 성가처럼 노래를 부르셨다. 일원동 성당이었는데, 형식을 중요시 하는 미사였다. 나도 요즘 형식이나 의식(ritual)을 좋아한다. 상원이가 늦게 결혼식에 왔다. ㄱ ㅅ ㅇ 친구는 매우 많았는데 그가 10년 동안 다녔던 회사 직원들은 단 3명(나와 상원이 포함) 밖에 오지 않았다. 회사 생활하면서 어땠길래.
결혼식 마치고 부페에서 밥을 먹는데, ㄱ ㅅ ㅇ 이 신부를 데리고 와서 상원이와 나를 신부에게 소개해주었다. 인사를 마치고 가면서 신부에게 하는 말이 "친구들 많으니까 일일이 이름 기억하지 않아도 돼." 상원이와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려면 가난에 익숙해져야한다." 는 등등의 결의를 다지는 말을 했다. 부페 식당에서 준 원두 커피를 마시면서 상원이와 지하철역까지 가는 길을 걷는데 커피가 너무 맛이 없어서 커피를 가로수에 버렸다.
지하철을 타고 집에 왔다가 너무 피곤해서 바로 잤다. 6시쯤 일어나서 어영부영하다가 8시가 다 되어 저녁 요리를 시작했다. 흰쌀이 안좋다길래 잡곡밥을 지으려는데 쌀에 쌀벌레가 가득했다. 쌀을 통째로 버렸다. 곰팡이가 쓴 무우를 썰어서 무우생채를 만들고, 감자를 썰어서 감자 볶음을 했다. Beginners 영화를 틀어놓고 저녁을 먹었다. 내 나이 3X살에 이렇게 혼자 모니터를 마주 보고 토요일 저녁을 먹을 줄을 몰랐다. 하지만 별로 나쁘지 않았다.
아버지께 전화를 해서 아이패드는 잘 사용하고 계신 지 물어보았다. mp3 듣고 신문 보는 것 말고는 하는게 없다고 하셨다. 엄마가 아버지 수화기를 뺐으셨다. 엄마에게 전화를 안했다고 토라지신 것 같았다.
오늘 하루는 이정도 분량으로 묘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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