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병원에서 깨어난다. 기억이 없다.
안개를 좋아해서 안개에 대한 구절을 다 외우고 있다.
기억에 관한 사유들. (피아노를 치는 사람은 다음 음계를 알고 있어야 되는데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연속 선상에 있지 않기 때문에)
주인공이 고서적 상인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미망인 집 털기. 책 수집가가 죽고 나면 그 가족이 책을 팔려고 의뢰하는데, 이들은 책에 대해 애정이 없기 때문에 쉽게 많은 책을 싸게 살 수 있다고. 고대 법전과 신학에 대한 논문들.
고서적 서점의 젊은 시빌리와 자신이 기억을 잃기 전에 불륜 관계있을지도 모른다. 잃어버린 기억 중에 사랑이 있다면, 게다가 비밀스러운 사랑이 있다면 긴장도가 갑자기 높아진다. 그런데 시빌라와 그런 사이가 아니였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진다.
주인공(얌보)은 기억을 찾기 위해서 솔라라에 있는 어린 시절 지냈던 부모님 집으로 간다.
에피날의 판화와 1905년판 최신 멜치 백과사전.주인공은 백과사전에서 고문 파트를 찾아봄. 어릴 때부터 많이 찾았나 봄. [황금 계단] 총서의 어린이용 축약본. 피노키오 디즈니 판에 나오는 스트롬볼리(극장 주인)는 원전에서는 만자푸오코.라는 이름.
그랑 기뇰 극장:잔혹 연극을 주로 상연했다는 파리의 극장. 살라니 출판사에서 나온 '내 아이들 문고' 이때에도 아이들을 위한 책들이 출간되었다. 프랑스판 쉬제트 문고.
주인공이 어릴 때 학교에서 썼던 작문. 자신도 크면 입대해서 이탈리아를 위해 싸우겠다는 친 무솔리니 작문. 이후 8개월 후 그가 썼던 작문을 보면 유리잔이 깨어진 것을 이야기한 것이 있는데, 허무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 8개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몹시 궁금해한다. 그는 집안에 비밀 방이 있음을 깨닫고 아말리아에게 추궁해서 그 방으로 가는 입구를 알아낸다. 주인공은 1944년으로 돌아가고, 그의 할아버지는 파시스트에게 쫓기는 빨치산 4명을 그 방에 숨기고 구해준다.
여기까지 1권
숨겨진 방은 예배당이고 거기서 주인공은 자신이 어린 시절 보던 만화책 묶음을 발견한다. 당시 미키 마우스의 이름은 토폴리노라는 이탈리아 이름으로 바뀜.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은 주인공이 발견한 어릴적에 보던 만화. 주인공이 무언가를 보았을 때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다시 살아나는 기분을 느꼈을 때, 그 야릇한 기분을 '신비한 불꽃'이라고 표현했다.
문득 그는 벼랑골이라는 지명을 기억해낸다. 사람들이 시체를 파서 그것을 성인의 시신이라고 하고, 교회 유리관 속에 안치해서 사람들을 끌어모았다는 이야기.
샬로 공화국:1943년 무솔리니가 실각한 이후 1945년 빨치산에게 붙잡힐 때까지 존속되었던 이탈리아 사회 공화국. 행정 중심지가 작은 도시 살로여서 살로 공화국이라고 불린다.
당시 파시스트 자경단들이 각 마을의 출판업자, 신문 기자들에게 아주까리 기름을 먹이는 고문을 했는데, 신문 기자였던 할아버지도 메를로에게 이를 당함. 할아버지는 이 때 싼 똥을 향수병에다 담아둠. 나중에 1943년 국왕이 두체를 불신임했을 때 마을 장정들을 데리고 메를로를 붙잡아 향수병에 보존한 자신의 똥을 메를로에게 먹임. 이 에피소드는 펠리니의 아마코드(1973)에도 나온다.
그는 자신이 청소년 기에 쓴 시도 발견하는데, 이를 '청소년의 여드름 같은 시'라고 평했다. 그는 한 소녀에게 사랑을 바치는 시가 많은 것을 발견하고 자신의 친구에게 이게 누군지 물어본다. 고교 시절 짝사랑했던 소녀 릴라인데, 아르헨티나로 이사를 가서 연락이 끊겼다고 했다. 얌보(주인공)는 평생을 릴라만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최근(그가 기억 상실 되기 전)에 릴라의 친구로부터 릴라가 고등학교 졸업 후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릴라는 시빌라의 애칭이라는 것이다. 그는 밀라노로 돌아가서 고등학교 동창생으로부터 릴라의 사진을 받기로 생각한다. 그러다가 할아버지가 모아놓은 고서 상자 속에서 엄청 값비싼 세익스피어 희귀 판본(퍼스트 폴리오)을 발견하고 그만 다시 고혈압으로 쓰러지고 만다.
여기부터 2권의 2/3가 남았는데, 이 분량 동안 주인공은 주마등처럼 자신의 어린시절부터 회고하게 된다.
어릴적 곰 인형의 장례식(이는 작가의 에세이 '미네르바의 성냥갑'에도 나온다고.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이 듯)
2차 대전이 터지고 주인공은 도시에서 솔라라의 할아버지 집으로 간다. 그는 당시에 청소년 사목회관에서 시간을 많이 보낸다. 청소년 사목회관은 이탈리아의 청소년 종교, 체육, 문화 교육 시설로 이탈리아 마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한다. 당시 빨치산은 2종류가 있었는데, 왕을 지지하는 바우돌리오 파와 공산주의자인 가리발디파. 영국이 바우돌리오 파에만 무기를 지원해서 바우도리오 파의 무기가 더 좋았다고 한다. 파시스트 중에서 제일 악질은 검은 여단들로 이들은 소년원이나 교도소에서 나왔고, 사람들에게 무서움을 주는 것을 즐긴다고 했다.
주인공은 여기서 어른 그라뇰라와 친해진다. 그라뇰라에게 많은 철학을 배웠고 그라뇰라와 벼랑골 이야기는 100페이지에 달하고 2권에서 제일 재미있는 파트이다. 그는 장애가 있는 듯하고 다른 어른들과는 잘 못어울리는 듯하다. 그는 가죽집에 담긴 메스를 들고 다닌다. 검은 여단에게 잡히면 고문을 당할 것이고 그는 고문을 당하게 되면 동지의 이름을 말할 것이기 때문에 잡히기 전에 목숨을 끊기 위해 그 메스를 들고 다닌다고 한다.
소년 시절 주인공은 높은 산속에 있는 산마르티노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을 즐겼다. 그들은 일종의 전쟁을 했는데, 주인공은 산마르티노를 급습하기 위해 길을 이용하지 않고 벼랑(벼랑골)을 올라서 산마르티노 아이들을 괴롭혔다. 마침 카자흐스탄 군인 8명이 마을에 오고 그들은 산마르티노 사제관에 피신한다. 그런데 나치친위대가 온다는 소문이 있고, 이들을 탈출시켜서 바우돌리노파에게 인계해야된다는 것이다. 유일한 방법은 벼랑골을 이용하는 것. 주인공이 벼랑골 지리를 잘 안다는 사실 때문에 어른들이 주인공에게 길 안내를 시킨다. 탈출의 밤. 일행은 독일 군에게 발각되고 그라뇰라는 자신의 메스로 이들을 죽인다. 그리고 그라뇰라는 무사히 주인공을 집으로 보내주고 카자흐스탄 군인들도 살려주고 가다가 검은 여단에게 붙잡혀서 메스로 목숨을 끊는다.
위스망스의 '거꾸로'가 여기서도 나오네. 앙드레 보통의 '여행의 기술'에도 나오고 브레통의 '나자'에도 이 소설이 나온다.
주인공은 유년 시절 내내 벼랑골의 기억에 사로잡혀 있다가 고등학교 때 릴라를 보고 벼랑골의 고통을 잊게 된다. 돈 레나토 신부는 사랑을 마음 속에만 간직하고 있으라고 한다.
릴라와 딱히 주인공은 무언가를 한 것은 아님. 연극을 좋아하는 주인공은 릴라라는 동급생을 짝사랑하면서 괴로워함. 자신을 시라노라고 생각. 코마 상태에서 주인공은 로아나 여왕에게 릴라의 얼굴을 딴 한번만 보게 해달라고 부탁함. 싸이키델릭한 환상들 사이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릴라가 등장할 즈음 주인공은 태양이 검게 변함을 느낀다.
이 책은 무려 두번이나 읽었네. 오늘까지 치면 세번이다. 처음엔 샀으니까 읽고. 두 번째에는 책 버리기 전에 책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서 읽고. 오늘은 책 진짜로 버리기 전에 훗날을 위해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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