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수족관에 갇힌 돌고래를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려보내자는 운동이 벌어졌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이날 제주 서귀포시의 퍼시픽랜드 앞에서 남방큰돌고래의 야생 방사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퍼시픽랜드 수족관에서는 1990년부터 제주 연안에서 불법 혼획(그물에 우연히 걸려 잡힘)된 남방큰돌고래 9마리가 공연을 하고 있다. 오영애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부위원장은 “여름철 성수기 동안 캠페인과 1인시위를 계속할 것”이라며 “전국 수족관의 돌고래를 정부가 전수 조사해 이력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해양경찰청은 지난 14일 남방큰돌고래 혼획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26마리를 불법으로 팔아넘긴 퍼시픽랜드 대표와 어민들을 불구속 입건한 바 있다.
남방큰돌고래는 학계에 보고되기 훨씬 이전부터 불법 거래되고 있었다. 생태조사와 적절한 보호대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남방큰돌고래가 불법 혼획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 하지만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고래연구소가 남방큰돌고래의 제주 서식 사실을 확인한 것은 이로부터 15년이 지난 2005년이었다. 제주도는 일본 동해안과 함께 남방큰돌고래의 북방한계선이다. 이런 사실은 지난해 국제 학술지인 <애니멀 셀 앤드 시스템즈>에 등재돼 생물학계에 보고됐다. 최석관 고래연구소 연구원은 “5년여의 조사 끝에 남방큰돌고래가 제주도에 정주하는 무리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남방큰돌고래는 국제적으로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돼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포경금지협약에 따라 수산업법에 포획 금지만 규정하고 있을 뿐, 멸종위기종이나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지 않고 있다. 남종영 기자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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